한국 사람들이 나이를 신경쓰고, 서로를 비교하며 사는 이유

캐나다에 살 때, 우연히 알게 돼서 친하게 지낸 한국인 여자분과 브라질 남자분을 어제 부산에서 만났다. 


캐나다에서만 보다가 한국에서 다시 만나니 무척 반가웠고, 마치 전포동이 토론토 같았다.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했다. 그 중, 캐나다에서 핀테크 회사의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브라질 친구랑은 IT 트렌드, CES 전시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 기술에 대해 얘기했다. 한국인 여자분이랑은 한국에서 느껴지는 나이 압박(?)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다.




한국인들은 왜 나이를 많이 신경 쓰는 걸까? 

이 글은 후자인 한국에서 느껴지는 나이 압박에 관한 얘기를 더 깊게 적어볼 예정이다. 잠들기 전에 갑자기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은 왜 나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걸까?' 라는 의문이 시작되었다. 


한국에서만 느껴지는 나이의 압박 

우선, 한국인 여자분도 나도 동일하게 느낀 건, 한국에 오자마자 나이를 신경 쓰게 됐다는 것이다. 이 한국분은 한국 나이 32살로, 새로운 전공으로 캐나다에서 대학교를 다니려는 분이다. 캐나다에 있을 때는 나이에 상관없이 하고 싶은 거 하겠다고 꿈을 찾아서 좋아하셨다. 꿈을 찾고 도전하는 모습이 멋졌고 진심으로 응원했는데, 한국에 한 달 정도 잠깐 들어온 지금은 나이 때문에 대학교를 다시 시작하는 게 맞는지 망설여진다는 말을 했다. 늦은 나이에 대학교를 들어가서 졸업하고 일을 하면 아기는 언제 낳아야 하는지도 계획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무섭다는 것이다. 

나도 이분처럼 나이 신경을 쓰지 않고, 하고 싶은걸 하자는 마음으로 태국과 캐나다에서 생활했다. 다른 문화와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깨달은 게 많고도 많지만, 한국에 돌아와서 바로 느낀 것은 아직 취업하지 못해서 또래 나이에 비해 ”뒤처졌구나“라는 초조함이다. 



나이에 한계를 두지 않는 외국

해외에 있을 때는 나이가 걸림돌이 된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나 나이가 어려 보이든 많아 보이든 나이를 묻지도 않고 중요하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가장 큰 차이점은 나이가 많든 적든 다양한 역할과 신경 쓰게 사회의 구성원이 분포되어 있다는 점이다. 나이의 많더라도 신경 쓰게 타이머로 얼마를 하며 소소하지만, 행복한 삶을 살거나, 해외의 경험을 쌓으려고 전 세계를 여행하는 사람, 새로운 분야로 공부를 시작하려는 사람, 다른 직무로 새롭게 취직을 하려는 사람 등등 다양하다. 

동호회나 자기 계발 같은 부분도 나이를 신경 쓰지 않는다. 캐나다에 있을 때 성당에서 하는 영어 ESL 모임에 매주 참가했었다. 영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영어로 대화하는 스터디모임 같은 거다.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끼리 대화를 하면서 일상 영어를 늘리는 것인데, 중학생부터 퇴직하고 노년을 즐기시는 분까지 정말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나이에 한계를 짓지 않고 영어 공부를 하러 참가한다. 나이가 어리다거나 나이가 많다고 그 사람을 다르게 평가하지 않고, 영어를 못한다고 해서 다르게 생각하지 않는다. 





1. 나이대별 짜여진 길이 있는 한국

한국에서는 때가 되면 졸업을 하고 좋은 곳에 취업을 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 취업하고 이 길이 맞지 않다고 생각이 들어도 무언가를 하기 이미 ’늦었다‘ 라고 하며 도전을 망설인다. 


왜 이렇게 다를까? 라는 의문이 문득 들었다. 왜 한국인은 나이에 예민하고, 또래의 친구들과 비교하면서 부러워할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나이대 별마다 해야 하는 직책과 물질적 의무감(차, 집, 연봉 등)이 있는 것 같다. 

직책에 대한 예시로는 20대 초반에는 대학교 다니는 대학생, 20대 중후반은 취직한 사회초년생, 30대는 회사 다니다가 결혼과 출산 등등 이렇게 짜인 틀대로 흘러가야 한다. 

그렇기에, 명절 때 친척들이 하는 질문의 순서과정은 같다. 취직을 하기 전에는 "취직은 언제 하니?"에서 취직하면 “결혼은 언제 하니?” . 그 뒤에는 "애기는 언제 낳니?"로 흘러간다. 

  

'나이 값' 이라는 말

한국에서는 20대 초반에 대학교를 가지 않고, 해외여행을 하는 것이 특별한 것이고, 지인이 30대나 40대에 직무를 전환하려고 퇴사를 하면 걱정과 우려가 생기면서 응원을 해주는 것. 나이에 맞춰진 정해진 틀에 벗어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나이는 단지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해 도전을 망설이는 이유에 나이의 적고 많음을 두지 않아서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공부를 같이하거나 일을 한다. 

반면, 한국은 나이에 값어치를 매긴다. 나이가 낮을 수록 가산점을 주고, 나이가 올라가면 마이너스를 무의식적으로 매기는 것 같다. 

다들 나이에 맞는 길을 따르기 때문에 내가 그 길을 따르지 않는다면 뒤처지는 것 같고, 불안하면서 조바심이 생기게 된다. 또래에 비해 빠르게 학교를 졸업해, 빠르게 취업을 하고, 빠르게 승진을 하기를 원하는 사회라고 생각이 든다. 




나이에 맞춰서 서로를 비교하는 사회

물론 해외에서도 졸업을 하면 원하는 곳으로 취직을 한다. 그리고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린다. 당연한 루트이긴 하지만, 확실하게 다른 것은 한국은 나이를 신경 쓴다. 나이를 잣대로 두고, 늦었다 생각하고 도전을 망설이는 것이다. '같은 나이대의 친구들은 대부분 비슷한 길을 걷는데 나만 다른 길을 택해서 도전적으로 가는 게 맞을까?'라는 걱정이 들게 된다. '나이가 많은데 ~을 해도 될까?' 라는 고민을 다들 최소 한번쯤은 해봤을 것 같다. 

한국에서는 같은 나이대에 다들 같은 길을 걸으려고 하니까 직업적 순위나 물질적 가치(차, 집, 연봉 등)로 순위를 매기기고 비교하게 되는 거라 생각한다. 남을 비교하며 부러워하고, 내가 부족하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 자연스럽게 생긴 것 같다. 





2. 직장의 레벨이 중요한 한국

또 하나의 다른 점은 한국은 직장의 레벨을 고려하는 것이다. 
노무사, 회계사, 변호사와 같은  고연봉의 전문가와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는 직업보다 직장을 알고 싶어한다. 

만약 제어계측을 전공해서, 중견기업에서 품질관리 직업이나 회로설계 직업을 가졌을 때, 그 사람이 하는 직업 자체보다 직장을 궁금해한다. 명절 때 “취직은 했니?” 라는 질문에 직업을 말하기보다는 “중견기업 어디에 취직했다” 라는 식으로 말하지 "품질관리 직무로 취업을 했다"라고 보통 말하지 않는다. 이렇듯 직업은 뒷순위다. 

하지만, 캐나다에서는 직장보다는 직업의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직장을 말하기 보다는 자신이 어떤 업무의 일을 하는지를 말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취업이 아무리 힘들어도 한국의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구직하는 사람이 적은 이유 중 하나는 이러한 사회적 지위에 대한 인식적 차이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3. 남에게 관심이 많은 한국사람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이 어릴때부터 어린 아이들을 영어 유치원에 보내고, 학원 뺑뻉이를 돌리고, 학구열이 높은건 남들이 다 하기 때문이다. 다른 아이들은 이렇게 하는데, 똑같이 안하면 뒤쳐지는 느낌이 들게된다. 

다들 하는데 안한다는 것은 이 말은 위에서 말했던, 다들 '나이대마다 생긴 보이지 않는 짜여진 길대로 걷지 않는다'는 의미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이 든다. 

어릴때부터 이런 환경에 자연스럽게 노출이 되고 성인이 될때도 계속 남들과 비교하면서 살게 되는 것이다.


'나' 자신의 정체성에 집중하기 보다, '남'과 비교를 하게 만든다. 

남들은 이거 다 ~ 하더라. 누구는 ~에서 일하더라. 누구는 ~얼마 벌더라. 
이런 말들을 평소에 들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남들과 비교를 하게 만드는 사회로 만들었고, 직장과 연봉으로 레벨을 부여하게 만든건 아닐까. 

예를 들면 영어를 잘하더라도 “영어 못해요~ 저보다 영어 잘하는 사람이 더 많아요~” 라고 하는 것도 비교하기에 생기는 말 버릇 같다. 부족함을 알고 발전시키려고 공부를 한다든가 노력한다면 좋은 영향이지만, 반대로 남과 비교하면 할수록 우울해지고 낙담하게 되는 게 더 쉬운 게 문제이다. 


남에게 관심이 많은건 옛날부터 예의를 중시해서 다른 사람을 중요시 여기는 DNA(?)로 인해 생긴 걸까? 
'나' 자신이 중요한 해외와 달리 한국은 남들의 시선을 많이 신경 쓰게된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의 마음은 물론 중요하지만, 나 자신의 마음을 챙기는게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한다. 






 

왜 짜여진 길을 걸어야 하나 ?  

궁극적인 why
왜 한국은 나이에 맞춰서 보이지 않는 틀이 짜인 걸까? 비교를 하게 되는걸까 ?

급격하게 빨리 이뤄진 한국의 경제성장? 좁은 국토에 비해 많은 고학력자? 
어쩌면, 빠르게 경제 성장을 할 때 모든 사람이 이러한 정해진 틀(취업 후, 결혼 …)에 따라 움직였을때 성공했다고 여겼기에 이 길만이 정답이라고 보는 것이 아닐까? 


과거와 달리 다양해진 길

지금은 시대가 많이 변해서, 창업이 쉬워졌고, 개개인의 역량을 활용해 1인 크리에이터, 프리랜서가 많다. 글을 잘 쓴다면 책을 집필해 출간하던 과거의 작가와 달리, 전자책, 블로그, 크라우드 펀딩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작가가 되기 쉬워진 환경이 되었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라면 오프라인으로 누군가를 교육하는 것을 넘어 온라인에서 부트캠프, 유튜브 등으로 교육을 하는 게 더 많아졌다. 과거에는 회사에 취직해 생계를 유지하는 게 대부분이었지만, 현재는 많이 달라졌다. 이렇게 달라진 직업의 분위기에 맞춰서 시대가 교체된 언젠가는 나이에 따라 맞춰진 보이지 않는 영역이 깨지지 않을까 싶다. 









길은 한 방향이 아니고, 다양한 방면으로 골목도 있고 언덕도 있는데, 다들 가는 길이 아니니까 무서운건 당연하다. 하지만 길은 다 이어져있다. (나를 포함해) 자신만의 길을 걷는 모두를 응원한다. 난 취업에 늦더라도 자신만의 인사이트를 키우고, 생각의 깊이를 겹겹히 쌓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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